주호가 태어난지 벌써 15개월이 지나간다.
내가 읽었던 책에서는 보통 14개월이 되면 아기가 독립보행, 즉 걷기를 시작한다고 나와 있는데
우리 주호가 14개월이 되었을 때 한 두 걸음을 떼는 정도였다.
외국책이어서 그런가, 아니면 아기들의 발달과정이 다 틀려서 그런가 아마도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할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아기가 걷는 시기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려고 한다.
아기가 걷게되는 과정 : 너무 앞서가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아기 걷는 시기는 단순히 발을 딛고 움직이는 순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걷기 이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근육발달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보통 생후 3~4개월 무렵부터 목을 가누기 시작하고, 5~6개월에는 뒤집기와 함께 상체 근육이 강화된다.
이후 7~8개월이 되면 혼자 앉기가 가능해지고, 이 시점부터 허리와 복부 근육이 눈에 띄게 발달한다.
생후 9~10개월에는 기거나 붙잡고 서는 행동이 늘어나며, 하체 근육이 본격적으로 발달한다.
허벅지, 종아리, 발목 근육이 단단해지면서 체중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이는 걷기의 핵심 요소다.
이 과정이 충분하지 않으면 아기가 서는 것을 꺼리거나 자주 넘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아기 걷는 시기는 근육발달의 완성도를 확인하는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부모가 이 시기에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다.
보행기를 너무 일찍 사용하거나 억지로 서게 하는 행동은 근육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바닥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근육을 쓰도록 돕는 것이 장기적으로 걷기 발달에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아기가 걷는 시기 : 12~15개월, 다만 개인차는 존재한다.

아기 걷는 시기를 이해하려면 근육뿐 아니라 신경발달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걷기는 뇌, 신경, 근육이 동시에 협력해야 가능한 고난도 움직임이다.
뇌에서 균형을 잡고 방향을 인식하는 신경 신호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으면, 근육이 충분해도 걷기가 늦어질 수 있다.
보통 생후 10~12개월 사이에 아기들은 붙잡고 옆으로 이동하는 크루징 단계를 거친다.
이 시기는 신경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점으로, 공간 인지 능력과 균형 감각이 함께 발달한다.
이후 12~15개월 사이에 혼자서 첫걸음을 떼는 경우가 많으며, 이 범위는 정상적인 아기 걷는 시기로 간주된다.
신경발달은 개인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또래 아기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말이 빠른 아기가 걷는 시기가 늦을 수도 있고, 반대로 걷기는 빠르지만 언어 발달이 느린 경우도 흔하다.
이는 발달의 초점이 다를 뿐, 이상 신호는 아니다.
다만 18개월 이후까지 전혀 서거나 걷지 못한다면 소아과 상담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걷는 시기를 도와주는 활동 : 놀이 중심의 자극

아기 걷는 시기를 자연스럽게 돕기 위해서는 운동이라는 개념보다 놀이 중심의 자극이 효과적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활동은 바닥 놀이다.
충분한 매트 공간에서 기기, 앉기, 서기를 반복하며 스스로 움직이도록 유도하면 근육과 신경이 함께 발달한다.
붙잡고 설 수 있는 소파나 낮은 가구를 활용해 이동 놀이를 하는 것도 좋다.
이때 부모가 손을 잡아 끌기보다는, 아기가 스스로 중심을 잡도록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공을 굴리거나 장난감을 약간 떨어진 곳에 두어 한 발씩 내딛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아기 걷는 시기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신발 착용 시기도 중요한 요소다.
실내에서는 맨발이 가장 좋으며, 발바닥 감각을 충분히 자극하는 것이 균형 감각 향상에 도움이 된다.
외출 시에는 발을 조이지 않는 부드러운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기의 속도를 존중하는 것이다.
걷는 시기는 훈련의 결과가 아니라 성장의 결과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아기 걷는 시기는 근육발달과 신경발달이 조화롭게 이루어진 결과이며, 평균적으로 생후 12~15개월 사이에 나타난다.
빠르거나 늦은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기마다 다른 발달 속도를 존중하는 태도다.
조급함을 내려놓고 충분한 놀이 환경을 제공한다면, 아기는 스스로 가장 안전한 시기에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우리 주호와 같이 태어난 여자아이들이 이미 걷는 것을 볼 때 주호가 더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15개월이 지나면서 발 떼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하루하루 늘어가서 이제는 10걸음은 혼자서 걸을 때도 있다.
나는 오히려 바닥에서 활동하고 기는 시간이 길어지면 상체근육의 발달과 균형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나와같이 아기가 걷는 시기를 지나고 있는 부모님들은 이 글을 참고하여
조급함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크는 아이의 모습을 지켜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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